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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해 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삼랑진 이야기
삼랑진 이야기 /김종해
태백 밀양 구포에서 돌아 돌아 온 세갈래 물결이 만나는
나루터 삼랑진
슬픈 아랑녀가
남천강 굽이처서 영남루를 휘감든 강물따라 님 찿아 왔던
나루터
낙동강 칠백리 끝자락에 살던
구포 색시가 서울로 가버린 그 놈을 잡으려고
타고 가던 열차가 빠꾸해서
삼천포 바다로 빠져버린 길목
만어산 가는 길 언저리
보리이삭 피어 나...
삼랑진을 지나며/ 박명호
삼랑진을 지나며 2
/박명호
삼랑진을 지날 때마다
왜 고질병처럼
오랜 그리움이 밀려오는지
알 수 없다.
신평/ 그리움
<그리움>
/신평
봄은 이미 절정을 지나 여름 쪽으로 살짝 기울었습니다. 찬란했던 봄의 영광이 차츰 스러지지만 아직 작약이 한창이고 드디어 장미가 등장하였습니다. 연은 열심히 수면 위로 잎을 내고 있습니다.
저는 국가에 농업인으로 등록되어 있으므로 제 본업은 농사일인 셈입니다. 그리고 농사일을 할 때 가장 마음이 편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열심히 밭을 ...
<인문학 수프> 싸움의 기술④ - 늦게 뽑으면서 먼저 닿는
싸움의 기술④ - 늦게 뽑으면서 먼저 닿는
/양선규
『장자』 잡편 「설검」은 장자가 정사를 돌보지 않고 투검(鬪劍)만을 좋아하는 조왕(趙王)을 세 가지 검(三劍) 이야기로 설복시킨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치자의 윤리를 알게 한다는 것입니다. 소위 천자지검(天子之劍), 제후지검(諸侯之劍), 서인지검(庶人之劍) 이야기가 그것입니다. 대체로 우의(愚意)...
문학이 배척당하는 시대 /박명호
문학이 배척당하는 시대
/박명호
고대로부터 예술은 삶의 중심에 있었고 그 사회의 질을 평가하는 척도였다.
근대 이후부터 예술의 중심은 문학이고
문학이 그 선두 주자 역할을 했다.
신문의 연재소설은 신문 판매에 절대적 영향을 끼쳤고
문학판이 따로 있었으며 문학전문 기자도 따로 있었다.
시인이나 소설가는 거의 연애인급 대우를 받았다.
개인이 책을...
신종석(2) 백두대간 인문기행 2화
2. 백두대간 인문기행 낙동정맥 금정산 (상)
돌우물 금빛고기 옛전설따라
금정산 산머리로 올라왔더니
눈앞이 아득하다 태평양물결
큰포부 가슴속에 꿈틀거린다 <노산 이은상의 조국강산>
해양을 끼고 대륙으로 연결된 금정산은 태평양 시대 인류문화의 나들목으로 우뚝 솟아 국제도시 부산의 진산임이 틀림없다.
조선의 실학자 여암 신경준은 한반도를 백두대간과...
짧은 소설 /돼지 왕발의 변
돼지 왕발의 변
/박명호
돼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인간들은 쓸개니 고기 근수나 따지지만 우리 돼지 세계에서는 첫째도 발이요 둘째도 발이요 셋째도 발이다. 돼지는 발에 의해서 죽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발은 우리의 먹이 활동과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리로부터 살아남는 수단으로써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ls...
신평/ 황야의 무법자들
황야의 무법자들
/신평
저는 왜 함성득 교수와 임혁백 교수가 갑자기 한국일보에 나와 자신들이 지난 번 영수회담의 막후조정역할을 하셨다고 주장했는지 전혀 모릅니다. 그래도 이것까지는 좋습니다.
두 분은 나아가서 왜 대통령 비서실장에 이재명 민주당대표와 대선에서 경쟁할 수 있는 사람은 제외한다든지, 국무총리를 이 대표가 사실상 정한다든지 하는 말을 거리낌...
<인문학 수프 / 싸움의 기술 >4. 강을 건너면 길하다
4. 강을 건너면 길하다
/양선규
주역 다섯 번째 수괘(需卦)는 ‘수천수(水天需)’입니다. ‘수는 믿음이 있으니, 빛나고 형통하며, 곧고 길하니, 큰 내를 건넘이 이로우니라’(需有孚 光亨貞吉 利涉大川)가 첫 줄에 나오는 괘주(卦注)입니다. 예나제나 단연코 ‘큰 내를 건너면 이롭다’가 여러 ...
<금주의 순우리말>130-감돌다
<금주의 순우리말>130-감돌다
/최상윤
1.감돌다 : 떠났던 곳을 돌아오며 여러 번 빙빙 돌다. 앞에서 알찐거리며 떠나지 않다.
2.감돌이 : 사소한 이끗을 보고 빙빙 돌며 떠나지 않는 사람.
3.날붙이 : 칼, 낫, 톱, 도끼 따위의 날이 서 있는 연장의 통칭. ▷날붙이가 날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을 ‘민날’이라 하며,...
<오늘의 소설> 찌끼미/구영도
찌끼미
구 영 도
밝은 햇살이 천지사방에 하얗게 내려앉고 따스한 바람이 부드럽게 볼을 쓰다듬는, 무언가 좋은 일이라도 생길 것만 같은 일요일 아침나절이었다. 설령 실제로 좋은 일이 생기지 않는다손 쳐도 그런 느낌만으로도 푸근하고 기분이 좋았다. 아침 식사 후에 창문을 열어 햇살과 바람을 실내로 한껏 받아들이고는 소파에 모로 누웠다. 티비에서는 곱슬머리 ...
<오늘의 소설> 출항지/ 문성수
출 항 지 (出 航 地)
/문성수
‘카페 테네리페’
건물 중앙의 캐노피 출입문 위에는 반달 모양의 목판이 걸려 있었다. 원 주변을 따라 ‘Cafe Tenerife’가 둥글게 쓰여 있었고, 그 아래 지름까지의 공간에 ‘出航地’라고 쓰인 상호가 흐릿한 불빛 속에 드러났다.
홀 안에는 원초적...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12.모기설2
모기설2
타협은 늘 차선이 아니라 최선이다.
드보르자크의 신세계교향곡을 은은하게 틀어놓고 나는 한 여름 밤의 달콤한 꿈의 세계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작은 사이렌 소리가 다가왔다. 그 소리는 조금씩 커졌다 작아졌다 를 반복하더니 마침내 내 꿈 여행을 중단시켜 버렸다.
곧 지나가거니 했지만 소리는 잠과 교향곡 사이를 넘나들며 내게 강 같은 평...
< 인문학 수프/ 싸움의 기술>③ - 코드와 맥락, 혹은 오해와 편견
싸움의 기술③ - 코드와 맥락, 혹은 오해와 편견
/양선규
평생 국어 선생을 해 오면서 자주 듣던 질문이 있습니다. 주로 입시생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듣던 것입니다. “우리 아이는 영어 수학은 곧잘 하는데 왜 국어는 못할까요?”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런 질문의 말미에는 대개 "생각을 한 번 더 해서(깊이 해서) 오답을 골랐다."라는...
신평/영혼이 자유로운 자의 고통
영혼이 자유로운 자의 고통
/신평
‘오십에 처음 만나는 예술’은 유창선 박사가 뇌종양의 오랜 투병과 재활의 생활을 거치며 발을 디디고 들어간 예술의 세계를 대상으로 해서 한 간단한 스케치들로 구성되었다. 영화, 음악, 미술, 문학, 철학에 관한 단상들이 이어져 나온다.
변호사라는 호칭은 갖고 있으나 변호사로서의 업무 중 가장 큰 ...
<금주의 순우리말>129-푸시시하다
<금주의 순우리말>129-푸시시하다
/최상윤
1.맏배 : 짐승이 처음으로 낳은 새끼. 또는 짐승의 새끼 낳는 첫째 번.
2.반살미 : 신랑이나 신부를 혼인 뒤에 일가집에서 처음으로 초대하는 일.
3.산불 : 해산한 뒤에 태를 사르는 불.
4.알발 : 맨발. 관-알몸. 알바늘.
5.잔채질 : (포교가 죄인을 신문할 때)가는 회초리로 이리저리 마구...
10.16 부마항쟁기념관이 없다!
10.16 부마항쟁기념관이 없다!
정광민(10.16부마민주항쟁기념회장)
부마항쟁을 홀대하는 부산시
부마항쟁 발생일인 10월 16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것은 2019년 9월이었다. 그해 부마항쟁 40주년 기념식은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첫 행사가 되었다. 이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여 기념사를 낭독하였다.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34)제5부 하지왕과 광개토왕(7)
(34)제5부 하지왕과 광개토왕(7)
그동안 명림원지는 고두쇠와 텁석부리를 통해 고구려의 정세를 보고받고 있었다. 그는 광개토대왕이 죽고, 장수왕이 등극한 것과, 임종의 자리에서 하지왕이 대가야의 왕으로 책봉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즉시 대가야 어라성의 집사, 박지에게 달려갔다.
박지는 하지왕의 책사, 명림원지를 보자마자 말했다.
“명림원지,...
마음읽기/그레이 게이머를 위하여 -이경민의 <게임하는 뇌>-
그레이 게이머를 위하여
-이경민의 <게임하는 뇌>-
박 홍 배
1.
중, 장년 시절 어쩌다 늙어 보인다는 말은 그냥 듣기 거북한 말이었고, 노인이라는 단어는 나 자신과 상관없는 단지 남의 일로만 생각했던 어휘였다. 그래서 노인의 시기가 안 올 것만 같았던 나에게도 여러 건강의 적신호로 인해 내 나이를 돌아보게 된다. 내 젊은 시절의 지금 내 나이는 ...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11.모기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11.모기說
우리의 숨바꼭질은 계속되었다.
녀석은 집요했다. 몇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으면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날아가련만 내가 자신을 잔뜩 노리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내 피를 빨 기회만 엿보는 것 같았다. 그제는 녀석을 한방에 죽이기 위해 맨 손 대신에 신문지를 말아 쥐고 기다렸다. 유인책으로 한 쪽 다리마저 걷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