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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과 밥상 사이> 91.죽은 자는 묻고, 산 자는 치유하자
죽은 자는 묻고, 산 자는 치유하자
/윤일현
1755년 11월 1일 전대미문의 대지진이 리스본을 강타했다. 오늘의 리히터 지진계로 추정할 때 8.5~9.0에 달하는 강진이었다. 약 5분간 지속된 최초의 진동과 이후 발생한 여진과 쓰나미, 화재 등으로 리스본 건물의 약 85%가 파괴됐다. 자료마다 차이는 있지만 20 여만 명으로 추산되는 리스본 시민 중 ...
<서지월의 만주詩行 > 41. 오녀산에 올라
오녀산에 올라
/서 지 월
역사는 인간을 잡아두지 않고
놓아버리는 것을 알았다
산과 들 나무와 물 풀포기마저
인간을 붙잡지 않고 지나가버리게 하는 것을
알았다. 산과 물은 그대로인데
인간의 역사는 간데 없는
오녀산 정상에 올라 옛이름 간 곳 없음도
알았다
한 시대의 왕국이 한 웅큼의 흙
한 포기의 풀, 하나의 나뭇잎으로
...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72)금주의 순우리말-각단지다
72.금주의 순우리말-각단지다
/최상윤
1.처깔하다 : 문을 굳게 닫아 잠가 두다. >차깔하다.
2.콩팔칠팔 : 종잡을 수 없는 말로 수다스럽게 지껄이는 모양. ~하다.
3.털썩이잡다 : 일을 망치다.
4.팽하다 : 과부족過不足이 없이 꼭 알맞다.
5.한소끔 : (국 따위가)한 번 거품 지어 끓어오르는 모양.
6.각단지다 : (일의 처리가)빈...
<서태수 짧은 시> 동반
동반(同伴)
해종일 밭을 갈고
돌아오는 강둑길을
엷게 피는 저녁놀은
황소등에 가볍게 얹어
아득히 등짐을 지고
소를 따르는 늙은 농부
<김종해 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보름날
보름날 /김종해
어제는 입춘,오늘은 정월대보름
어제는 大吉를 소망하고
오늘은 큰 피마자잎에 오곡밥을 싸서 묵고 싶다
사과 반쪽 고구마 한 조각 쌂은 계란하나로
정월 대보름 아침을 깨 먹었다
나의 입이 슬퍼한다
오늘밤에는 대보름 달을
마중 가야겠다
내 엄니가 오곡밥에 산채나물을
해 놓고 기다리고 있다
-2023.2.5,은산,정월대보름 추억
<만주일기>10. 목단강牧丹江에서 동태가 된 두 시인
<만주일기>
/박명호
10. 목단강牧丹江에서 동태가 된 두 시인
한겨울 만주 여행에서 기대할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다. 그저 영하 이십 도를 오르내리는 추위뿐이다. 애초 우리가 여행을 계획한 것도 그 추위를 맛보기 위해서이다. 기왕이면 그쪽의 설(春節) 풍속도 맛볼 겸해서 시골 벽촌 김일량 시인의 집에서 설을 나기로 한 것이었다. 만주 벽촌이니까 아직...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71.금주의 순우리말-각다분하다
71.금주의 순우리말-각다분하다
/최상윤
1.한살매* : 목숨이 다할 때까지의 동안. 같-평생.
2.각다분하다 : 매우 힘들고 고되다.
3.각단 : 사물의 갈피와 실마리.
4.난당 : (말이나 행동이)맞서거나 견디어 내기 어렵게 마구잡이이고 제멋대로인 것.
5.단벌가다 : 오직 하나뿐으로 그 이상 가는 것이 없다는 말.
6.막대잡이 : □소경...
<서태수 짧은 시> 사과
사과
강바람 물빛 향기
가슴 속 고이 품고
불볕더위 소나기도
달콤하게 머금은 채
저녁놀 짙게 드리워
반짝이는 한 알
가을
<책상과 밥상 사이> 90.같은 사건, 서로 다른 시선
같은 사건, 서로 다른 시선
/윤일현
사회 현상이나 사건을 설명할 때 목적에 무게를 두면 매우 그럴듯한 이론이나 진술을 끌어낼 수 있다. 그 경우 목적론의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 남경태의 ‘개념어 사전’은 목적론의 위험을 이렇게 설명한다. 목적은 사건의 시간 순서로 보면 맨 마지막에 위치하기 때문에 중간 과정의 모든 것을 설명하...
<김종해 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첫눈
첫눈 /김종해
백설탕같은 하이얀 얼굴
수정같이 맑은 눈동자
단아한 기품이
천상에서 내려오신 천사인가요
많이도 오셨네요
사람 많은 도시의 거리에도
한적한 시골 밭두렁과 논에도
-은산.펄펄 내리는 첫눈을 기억하며
<만주일기> 9.연변 라지오 방송 2 -시인과 당나귀
<만주일기>
9.연변 라지오 방송 2
-시인과 당나귀
/박명호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푹푹 눈이 나린다 (하략)
-백석
삼사십 ...
<인문학수프/ 재미로 보는 주역> 43. 같은 무리를 버리고, 천화동인(天火同人)
43. 같은 무리를 버리고, 천화동인(天火同人)
최근에 고맙게 들은 이야기가 둘 있습니다. 모두 허물없이 가까이 지내는 이들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하나는 “나이 들면 친구를 재구성해야 한다.”라는 말이고 다른 하나는 “욕할 사람들이 많아지면 반드시 자신을 뒤돌아봐야 한다.”라는 말입니다. 앞의 말은 오랜만에 ...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70)처근처근하다
70회 금주의 순우리말-처근다처근하다
/최상윤
1.막놓다 : 노름에서 몇 판에 걸쳐 잃은 돈머릿수를 합쳐서 한목에 내기를 걸다.
2.바탈* : 타고난 본래의 성질이나 체질.
3.사이밥* : □끼니 밖에 참참이 먹는 음식. 같-샛밥. 준-사이. □‘서방질이나 오입질’ 따위의 비유.
4.아가리질 : 말질. 악다구니.
5.아갈머리...
<책상과 밥상 사이> 89.외길만 부추기는 사회
외길만 부추기는 사회
/윤일현
"아이가 최근 게으름을 많이 부립니다. 반에서 1~2등은 해야 의대나 서울 최상위권 대학을 노려볼 수 있고, 지방대는 그냥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는 성적이 반에서 중간 정도입니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하는 엄마를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 취급하며 딱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서태수 짧은 시> 먼길
먼 길
이 길 오간 구두
몇 켤레나 닳았을꼬
지름길 찾아 더듬는
보안등 흐린 길을
긴 하루 자투리 끌고
무르팍 절며절며……
<김종해의 시로 여는 세상> 감기 투병기
감기 투병기 /김종해
코 언저리가 시렵다
목 덜미가 춥다
설마 감기인가
불과
보름 전에 RNA바이러스가 코속을 침범,
콧물이 흘러
강력한 화력의 일제 코감기약으로
격퇴했는데
이번엔 목이 따갑고
기침이 수시로 튀어 나오고
콧물이 줄줄 샌다
감기 바이러스군의 대공습이다
휴지는 방안 가득 쌓이고
사지가 노곤해지고
정신은 혼미해진다
질...
<만주일기 > 8.연변 라지오 방송 /송아지
<만주일기 >
8.연변 라지오 방송 /송아지
/박명호
연변 여행은 늘 과거로의 긴 시간여행이다. 과거로 가는 길목에는 길 잃은 송아지 한 마리가 서 있다. 그것은 연변에 대한 나의 이미지요, 향수(鄕愁)다.
내가 맨 처음 연변을 알게 된 것은 바로 송아지 방송 때문이었다. 정치적으로 암울했던 1980년대 초 무렵인 뉴델리 아시안 게임 기간이었던가 ...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69)-자뿌룩하다
금주의 순우리말-자뿌룩하다
/최상윤
1.자뿌룩하다 : 조금 어긋나다.
2.챗열 : 채찍 같은 것의 끝에 늘어진 끈. 편수鞭穗.
3.콩몽둥이 : 둥글게 비벼서 길쭉하게 자른 콩엿.
4.털벙거지 : 털로 만든 벙거지. 또는 그것을 쓴 사람. 또는 그런 물건. 준-북숭이.
5.패패이 : 여러 패가 다 각각.
6.한사리 : 음력 매달 보름과 그믐날깨...
<서태수 짧은 시> 흔적
흔적(痕迹)
청룡백호(靑龍白虎) 누운 자락
오석청석(烏石靑石) 솟은 무덤
해 뜨면 산새 날고
별 지는 밤 이슬 내려
한 세상 스쳐간 옷깃
한 점 바람 그 뿐인 것을…
<김종해의 시로 여는 세상> 북경의 겨울 풍경
북경의 겨울 풍경 /김종해
대설이 그린
겨울동화의 나라
북경
빌딩마다 흰 이불을 덮어 썼고
온 도시는 흰 도화지
자금성은 수십억 인민들의 쓸쓸함이
만든 얼음궁전
두툼한 흰옷을 입은 도로변
키 작은 가로수는
난쟁이 형제들
인민을 포근히 안아 줄
백설공주는
잠들어 있고
루돌포 사슴이 끌어 줄 버스도
눈에 막혀 멈추어 섰다
북경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