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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60> 경적
경적警笛 /박명호
비가 부슬부슬 뿌린다.
이런 날은 운전대를 접고 선술집에서 소주잔이나 기울이는 게 딱이다. 택시 경력 십 년째인 정남씨도 한때는 꽤 낭만이 있었고, 시인 꿈도 있었다. 부산역 앞에서 젊은 아가씨 둘이 손을 들었다. 경험상 그 아가씨들은 필시 멀리서 왔을 테고, 십중팔구 해운대를 가자 할 것이다.
“태종대 가요.&rdq...
<책상과 밥상 사이 > 38. 우리 교육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자
우리 교육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자
/윤일현
월 300만 원 이상 받는 대기업 취업자의 66%는 이과 출신이다. 33%만이 문과 관련 전공자다. 문과 취업자 중 다수는 서울 상위권 대학 졸업생이다.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인구론(인문계 졸업생의 90%가 논다)’이라는 말은 이미 올드 버전이다. ...
<김종해의 시로 여는 세상> 가을앓이
가을 앓이 /김종해
잎도 잃고
앙상한 가지만 기댄
고목
벌써 가을 인가요
그리움은 없는 건가요
남겨 둔 햇살은 없나요
가엾은 나목
닥쳐 올
이 겨울
추위를 어쩌지요
온기도
사랑도
없시
<중국 현대시 /조민호> 35.반디불이
螢 /綠原
蛾是死在燭邊的
燭是熄在風邊的
靑的光
霧的光和冷的光
永不殯葬于雨夜
呵, 我眞該爲你歌唱
自己底燈塔
自己底路
...............................................................................................................
반딧불이 /녹원
부나비는...
<가요산책19> 김추자의 카츄샤의 노래
―시가 있는 가요 산책 (19)
김부자, 카츄샤의 노래
이승주 (시인)
잠든 세상의 지붕 위로, 잠든 세상의 이불 속으로도 소록소록 함박눈이 내려 쌓이는 야심한 밤이다. 나 혼자 깨어 있는 이 불면의 야심한 밤에, 시 공부하는 저녁 모임에 시 창작 강의를 하러 가면서 차 안에서 들었던 「카츄샤의 노래」가 시마(詩魔)와 함께 찾아왔다. 유튜브에 접속해 ...
<인문학 수프 /싸움의 기술 ⑫> 얼굴을 가리운
얼굴을 가리운
/양선규
“검도는 평생 해볼 만한 것이다!”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처음 호면(護面)을 썼을 때였습니다. 마치 철가면 하나를 얼굴에 철썩 붙인 것 같았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완전한 고립’을 느꼈다면 지나친 엄살일까요? 사람을 감옥에 가두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철가면도 그 중의 하나라...
<양왕용의 시읽기 47> 하청호의 눕는 풀
눕는 풀 /하청호
풀을 깎는다
낫이 지나가기 전에
풀은 마지막 제 몸을
곧추세운다
사-악 사-악
서늘한 낫질에
서둘러 떨어지는 풀씨
풀씨 위로
미련 없이 눕는 풀
-시집 『나는 아직도 그리움을 떠나보내지 못했다』(2020)
<약력> 1943년 경북 영천 출신, 계명대학교 대학원 석서(유아교육 전공), 경북대 사범대 부설 초등학교 교장 역...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59> 억지 춘향
59.억지춘향 /박명호
춘향은 소문과 달리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추녀였다.
시냇물 졸졸 버들강아지 보송
지지배배 여기저기 새들 소리
이산 저산 꽃 가득 향기 가득
봄이 왔다 봄이로구나!
빨래하던 춘향이 고개 들어 종다리를 찾으나 머리만 어지럽다.
그런데 저 만큼 봄보다 설레는 멋쟁이 총각이 걸어간다.
이 고을 소문난 사또네 이 도령이다.
...
전진의 계절시 / 도라지꽃
도라지 꽃 /전 진
사람들이 말합니다
너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고
산길을 오르다가 너를 만나서
많은 생각들로 뒤를 돌아보지만
조금은 가냘프게 외진곳으로 숨어
도도한 자태
긴 기다림으로 핀,
이유라는 건 없다
무작정 네가 좋아
이쁜 꽃으로 핀 너는
저쯤에서
꽃으로만 서 있거라
<김종해의 시로 여는 세상> 가을
가을 /김종해
그리움을 막 채웠더니
벌써 가을이군요
봄꽃 향기로운 내음이
사랑의 아지랭이로
피어나고
애틋한 풀잎 사랑
무성한 잎새가 되었는데
푸른 하늘
맑은 햇살 사이로
그대 얼굴이 보이지 않는구려
더 채워야 할 그리움이
남았는지
한 잎 두 잎 지는 낙엽은
가슴에 쓸쓸함만 쌓이네요
내 고독의 빈잔에
그대의 따스했던 눈 빛을
가...
<가요산책18> 김정호의 하얀 나비
김정호, 하얀 나비
이승주 (시인)
음~ 생각을 말아요 지나간 일들을
음~ 그리워 말아요 떠나갈 님인데
꽃잎은 시들어도 슬퍼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다시 필 걸 서러워 말아요
음~ 어디로 갔을까 길 잃은 나그네는
음~ 어디로 갈까요 님 찾는 하얀 나비
꽃잎은 시들어도 슬퍼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다시 필 걸 서러워 말아요
도입부...
<중국 현대시 /조민호> 34.미소
笑
/ 林徽因
笑的是她的眼睛, 口脣,
和脣邊 渾圓的漩渦。
艶麗如同露珠,
朶朶的笑向,
貝齒的閃光裏躱。
那是笑── 神的笑,美的笑:
水的暎影,風的輕歌。
笑的是她惺忪的鬈髮,
散亂的挨着她耳朶。
輕軟如同花影,
癢癢的甛蜜
涌進了你的心窩。
那是笑──詩的笑,畵的笑:
雲的留痕,浪的柔波。
〈選自《詩刊》第 3期, 1931年 10月 5日。署名林徵音〉...
<인문학 수프 /싸움의 기술 ⑪> 아버지 만들기
싸움의 기술⑪ - 아버지 만들기
/양선규
소설가나 시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일이 부모 관련 회상입니다. 회한과 원망, 그리움과 미련 등이 문학 속 부모 이야기의 주조(主潮)를 이룹니다. 그렇게 속은 다 비슷하지만 겉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크게 보면 다 ‘가짜 부모 만들기’일 수 있지만 잘게 나누면 사람 수만큼 다른 부모 이야...
<서지월의 만주詩行 > 23.두만강변 어곡전 조선민속축제를 가다
두만강변 어곡전 조선민속축제를 가다
/서지월
두만강변 개산툰 천평벌 강소촌
백중날 어곡전 조선민족 행사에 가면
깃쫄깃쫄한 옥수수도 있고
좋아라고 입천장에 마구 달라붙는
팥고물 잔뜩 입힌 찰떡도 있고
잘 삶은 조선토종닭 달걀도 있고
소고기와 돼지고기 수육도 있고
북간도 산에들에서 채취한
순토종 고사리 도라지나물도 있고
어느 식탁이든 만주땅...
<제민이 국악 다가가기 25> [율려신서 읽기] #9. 제 1권 제 8편 84성도(聲圖)
[율려신서 읽기] #9. 제 1권 제 8편 84성도(聲圖)
/제민이
86성도는 84성(聲)을 배열한 도표입니다. 84성 즉 여든 네 개의 소리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동양악에는 12개의 균이 있습니다. 균은 궁, 상, 각, 변치, 치, 우, 변궁 등 7성으로 구성된 음계입니다. 하나의 균에는 7성이 있는데, 균은 모두 12개가 있습니다. 그래서 소리...
<양왕용의 시읽기 46> 이상개의 푸른 저녁
푸른 저녁
/이상개
그 푸른 저녁에
우리들은 별자리를 새기며
이야기꽃을 심었다
여백을 위한 약속은
언제나 따뜻하고 든든했다
가끔 별동별이 흘러갔다
열차가 자정을 향해 달리면
별자리에서 피어나는 꽃들은
몸부림도 잊은 채
따끈따끈한 별들을
마구 쏟아 부었다
그 푸른 저녁에
-시집 『산너머 산』(2020.빛남출판사)
약력;1941년 일...
<책상과 밥상 사이 > 37. 깨어 있는 국민이 늘어나야
깨어있는 국민이 늘어나야
/윤일현
휴대 전화를 열어 헤아려 봤다. 구성원이 30명 넘는 단체 카톡이 10곳이 넘는다. 100명이 넘는 단톡도 3곳이다. 내가 주도해서 만든 것은 하나도 없다. 내가 자진해서 들어간 곳도 없다. 적절한 시기에 다 나올 생각이지만 현재로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나올 수가 없어 그냥 머물러 있다. 1시간쯤 무엇에 몰두하다가 전화기...
<김종해의 시로 여는 세상> 해바라기
해바라기 /김종해
옅은 국수 채 같은
가을 햇살이
쓸쓸한 내 가슴을
보덤고 가내요
가을이군요
따스했던 그대 눈길이
푸른 하늘이 되었나요
너무 높아 다다를 수 없고
하도 맑아 볼 수가 없네요
끝 간데 없는
가을 하늘같은 내 연정
해바라기가 되었네요
전진의 계절 시 /상사화
상사화 /전진
당신은
꽃으로 피지 않아야 했다
사랑을 받고 싶다는 이유를 두고
이룰 수 없다고
그런 사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당신은 홀로 꽃으로 피었다
사랑을 기다리며
꽃은
자꾸자꾸 붉어지고 또 붉어지고
애哀가 마르고
가슴이 다 타고
''내게도 그런 사랑이 있었어''
당신은 내 앞에서
꽃으로 피지 않아야 했다
<중국현대시 /조민호> 33. 삼대
三 代
/臧剋家
孩子
在土裏洗澡;
爸爸
在土裏流汗;
爺爺
在土裏葬埋。
..........................................................
三 代
/장극가
아들은
땅에서 목욕을 하고
아버지는
토지에서 땀 흘리며 일하시고
할아버지는
흙 속에 매장되신다.
장극가(1905年10月8日 - 2004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