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기사 전체 보기
총 1872건, 68/94 페이지
<가요산책 17> 윤향기의 장미빛 스카프
인생은 짧고 노래는 길다
―시가 있는 가요 산책 (17)
윤항기, 장밋빛 스카프
<이승주 시인>
그 어떤 장면이나 사건과 마찬가지로 강렬한 여운으로 남은 그 어떤 노래는 우리 가슴 속에 오래 잊히지 않고 때때로 그때의 그 현장과 함께 그때의 그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병역을 마친 복학생 형이었다. 대학교 새내기 때 첫 학과단합대회 자리였던가, 학도호...
<인문학수프 /싸움의 기술 ⑩ > 공부 안 하는 것도 공부다
싸움의 기술⑩ - 공부 안 하는 것도 공부다
/양선규
검도에 미쳐서 ‘밥 먹듯이’ 검도를 할 때 선생님으로부터 “검도 안 하는 것도 검도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다고 엄살을 떨었더니 한 유명한 일본 검도가가 한 말이라며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
<양왕용의 시읽기 45> 최원규의 숲속
숲속 /최원규
숲속에 들어서면
그리운 이의 가슴에 안기는
냄새가 아니라
고향 여름 안산에서 불어오는
풀냄새가 아니라
옛집 부엌에서 풍기는 냉갈내
꼭 그와 같은 내음이 아니라
푸른 잎이 떨며 잉잉대는
다디단 벌집 속살 같은
아기새 애벌레들의 어미 찾는 소리
그 소리가 아니라
온 몸으로 퍼지는 신열처럼
욱신거리며 다가오는
나무와 잎새...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58> 여자는 타율이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58.여자는 타율이다 /박명호
모름지기 인생이란 그 어떤 기대치를 향하여 나아가는 것이고, 그 기대치는 매 순간의 확률에 얽매이게 되는 법이다.
야구광이면서 여자도 좀 밝히는 편인 그는 모든 것을 야구와 연관시켜 생각하는 버릇이 있었다. 사업상 시외 나들이를 자주 하는 그는 옆 자리의 손님에 대해서도 야구 경기를 하듯 했다...
연재소설 /대가야제국의 부활 (27) 제5부 하지왕과 광개토왕(1)
대가야제국의 부활(27)
제5부 하지왕과 광개토왕(1)
/김하기
광개토대왕의 침전 안에는 대왕의 심복 중에 심복들만 불려 들어왔다.
국상이면서 연나부(연나부: 고구려 5부의 하나. 연나부, 계루부, 소노부, 절노부, 관나부는 몽골어로 동서남부 중앙을 가리킨다. 율령이 갖추어진 소수림왕 때부터는 동부, 서부, 남부, 북부, 중부로 한자어로 명칭이 바...
<중국 현대시 /조민호> 32. 달을 바라보며
望月 /徐志摩
月 :我隔着窓紗,在黑暗中
望她從巉巖的山肩掙起──
一輪惺忪的不整的光華:
像一個處女,懷抱着貞潔,
驚惶的,掙出强暴爪牙;
這使我想起你 我愛,當初
也曾在惡運的利齒間挨!
但如今 正如藍天裏明月,
你己升起在幸福的前峰,
灑光輝照亮地面的坎坷!
.......................................................
<김종해의 시로 여는 세상> 가장 맛있는 밥
가장 맛있는 밥 /김종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은
배고풀때 먹는 밥이다
더 맛나는 밥은
불을 지펴 엄마 손으로 지어 주는 밥이다
우리 어매의 손때가 양념으로
버물러 져서다
엄마의 손엔 배아리를 낫게하는 약이 들어 있고
아버지의 땀으로 기른 채소가 반찬이 되고
우리네 고달픔으로 재배한 쌀로
지은 밥이기 때문이다
된장국 하나에 나물 삼찬이...
<전진의 계절시> 세월
세월 /전진
아내를 보고
아직은 곱다고
사진을 찍자니
돌아 앉으며
뒷 모습을 찍어 달랜다
<가요산책 15> 이용의 잊혀진 계절
이용의 잊혀진 계절
/이승주 시인
복현동 캠퍼스엔 꽃바람이 불어왔다. 학도호국단 군사훈련을 마치고 도서관에서 책을 좀 보다가 저녁때쯤 도서관을 나왔다. 돌아갈 곳도 그저 막막해 도서관 옆 야외박물관 언덕에 비스듬히 앉았다가 가방을 베고 그 잔디밭에 누웠다. 아득히 멀리 서산 너머로 붉은 노을이 번지고 있었다. 장엄하고 아름다운 광경이 물기 어린 망막에 ...
<인문학 수프 /싸움의 기술⑨ > 제자의 일생
싸움의 기술⑨ - 제자의 일생
/양선규
누구나 태어나면 제자가 됩니다. 살면서 수 없이 많은 스승들을 만납니다. 간혹 운이 따르면 제자로 태어나 스승으로 죽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 “최초의 스승은 공자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의도를 가지고 사람을 가르쳐서 그를 변화시킨 최초의 인간이 공자라는 것입니다. 공자에게도 많은 스승이...
<양왕용의 시읽기 44> 김용언의 어둠의 겨울
어둠의 겨울
/김 용 언
때로는 겨울로 머물고 싶다
꽁꽁 얼어버리면 내 그리움은 무슨 빛깔일까
고독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무슨 빛깔로 살고 있는지 묻고 싶었다
흐르던 물은 대화를 단절하고
겨울 나무들도 푸름을 거부할 때
나의 뿌리는 얼마나 땅심 깊히 파고들어 갔는지 궁금했다
목숨 걸고 투쟁하듯 살고 있는데
그래도 가족들은 언제나 나의 겨울...
<전진의 계절시> 수선화
수선화 /전진
호수
봄비
언덕배기 수선화 하나
파문이 번지는
물빛을 보고 있구나
비에 젖어도
스며들어야 사랑이 되고
떨고 있구나
너를 보면서
봄비가 얄밉다
외로움은 당연한 것이다
이유도 없이
너에게로 가서 함께 비를 맞는다
<책상과 밥상 사이> 35.옛사람의 찌꺼기
옛사람의 찌꺼기
/윤일현
"엄마 아빠 시절 이야기로 자꾸 윽박지르며 저더러 반성하고 분발하라고 합니다. 부모님 시절에 들어맞던 이야기가 지금은 맞지 않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입시제도나 공부 방법이 과거와는 다른데 자꾸 옛날이야기만 하시니 답답합니다. 우리에겐 우리끼리 통하는 학습법이 있습니다. 이제 어른들 말은 아예 듣고 싶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
<특별기고2> 김원일 소설가의 병상일기 /그래도 감사하다
그래도 감사하다
/김원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변화하고 있다. 재물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며,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라고 했다. 돈도 재능도 빌릴 수 있으나 건강은 빌릴 수가 없다고 한다. 동갑인 삼성 이건희 회장도 갔고, 북한 김정일도 심장마비로 일찍 갔다. 요즘의 나날은 병원 순례로 ...
<특별기고1> 김원일 소설가의 자전시 /석양을 바라보며 하는 기도
석양을 바라보며 하는 기도 /김원일
황혼길을 걸으며 석양 노을을 바라 보면서
어느듯 스스로를 돌아보며 나를 향한 조용한 기도로 바뀌어 갑니다.
원대한 꿈을 가지고,
울부짖으며 하느님의 뜻에 따라 신실하게 살겠다고
소리 높여 통성으로 기도하던 내가 어느 사이에 가난 할 만큼 소박하고
조용한 침묵의 기도로 바뀌었습니다.
머리를 감을 때는 마지막...
<김종해 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늦여름 수영강 풍경
늦여름 수영강 풍경 /김종해
두 달만에 돌아 온 수영강변 산책길
이른 새벽 시간인데도
8월의 늦은 무더위에 아직은 덥다
걷고 뛰고 달리는 무리들로
여전히 부산하고
숭어들의 활강은 여름더위에도 지치지 않은 듯
강안 여기 저기서 힘차게 아침을 열고 있다
그래도 세월의 흔적은 비켜가질 않는다
지난 여름 초입부터 피기 시작한 백일홍의
붉은 꽃이 ...
<중국현대시 /조민호> 31.우체국으로 가다
到郵局去 /應修人
異樣閃眼的繁的燈。
異樣醉心的輕的風。
我袋着那封信,
那封緊緊地封了的信。
異樣閃眼的繁的燈。
異樣醉心的輕的風。
手脂兒近了信箱時,
再仔細看看信面字。
우체국으로 가다 /응수인
유달리 반짝이는 많은 등불
유달리 취하게 하는 부드러운 바람
나는 그 편지를 가지고 간다
그 단단히 봉한 편지를 갖고서
유달리 반짝이는 많은 등불...
<인문학 수프 /싸움의 기술⑧ > 돈의 효용
싸움의 기술⑧ - 돈의 효용
/양선규
책이 팔리려면 첫째는 저자가 좋아야 하고 둘째는 제목이 좋아야 합니다. 물론 내용은 그 다음입니다. “독자들의 안목이 저급해서 내 책을 읽지 않는다”라는 말은 보통 인지도 없는 작가들이나 좋은 책 제목을 구하지 못한 눈치 없는 작가들이 하는 말입니다.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본디 책 속에는 &ls...
<양왕용의 시읽기 43> 황길엽의 빈집
빈집
황길엽
적막 속에서 삐걱거리는 현관문
허물어지는 세월에 기댄 채
온기 없는 쓸쓸함
접어두었던 기억 속 아픔들이
칭칭 감겼던 시간 풀어 놓는다
집안 가득 남아 있는 삶의 흔적들
아직도 노모의 지문들이 빼곡하다
허탈의 무게가 꿈틀거리는
주인 없는 방 그리움만 가득차
마당으로 내려온 시린 바람
마른 잎 밀고 다닌다
바스락거림마저 멈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