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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왕용 시읽기 38> 권오주의 빛의 화살은 새가 된다
빛의 화살은 새가 된다
/권오주
어두운 길목 탈선의 궤적을 지나
그대의 손을 끌어당기는
붉은 잠의 새벽이 흔적을 털어낸다
아침 햇살로 까치들이 모여들고
푸른 신호등이 깜빡이는 교차로에서
허공에 그어지는 샤갈의 중력이 누설된다
도시의 눈동자는 빛나고
흥미로운 길들이 달아나다
그대의 욕구가 충족되는
소박한 식사가 식탁 위에 차려지면
그대 ...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54> 금도끼 쇠도끼
금도끼 쇠도끼
1.
흥부 마누라 연못에 빠졌다.
흥부가 연못가에 주저앉아 엉엉 울고 있었다.
연못 한가운데서 허연 노인이 불쑥 나타났다.
“그대는 왜 우는고?”
“제 마누라가 그곳에 빠져 나오지 않습니다.”
노인은 곧 양귀비 같은 여자를 데리고 나왔다.
“이 여자가 니 마누라냐?&rd...
<중국 현대시 /조민호> 25.고요
靜
/鄭振鐸
窓外室內,靜悄悄地沒有一點聲響。
拾頭只看見一方天井,幾棵寒梅。
麻雀飛到窓台上,嗏嗏地呌了幾聲,
又飛去了。
我的心,
沈,沈,沈到無底的深淵裏去。
唉,
煩惱的黴菌又侵入我的身中, 心中,
把我的全部的心靈占領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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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과 밥상 사이> 31. 잘못된 신념은 총칼보다 위험하다
잘못된 신념은 총칼보다 위험하다
/윤일현
교사 임용 첫해에 있었던 1학기 중간고사 출제와 채점 결과를 잊을 수 없다. 나는 출제 범위 안에서 참신한 문제를 내기 위해 며칠 밤을 새웠다. 교사용 지도서와 자습서, 문제집을 다 검토한 후 유사 문제를 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채점 결과가 나오자 난리가 났다. 학년 평균이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
<김종해의 시로 여는 세상> 近思
近思 /김종해
우리의 삶은 늘 近思인가요
한폭의 수채화처럼 정겹고
늘 내가 그속에 있고
한장의 디지털사진처럼 산뜻하고
의도적 불균형이나 작위적 은유가 없는 實話아닌 가요
작위적 파격,의도적 불균형,사실적 형상같은 기법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어제 저녁 늦은 나이에 만나 친구가 된 글쟁이들과 대낮부터 금정산성 막걸리의 안주로 엄마손 정구지찌짐이...
<가요산책 9> 송골매, 어쩌다 마주친 그대
인생은 짧고 노래는 길다
―시가 있는 가요 산책 (9)
송골매, 어쩌다 마주친 그대
이승주 (시인)
어쩌다 마주친 그대의 모습에
내 마음을 빼앗겨 버렸네
어쩌다 마주친 그대의 두 눈이
내 마음을 사로잡아 버렸네
그대에게 할 말이 있는데 왜 이리
용기가 없을까 음!
말을 하고 싶지만 자신이 없어
내 가슴만 두근두근
답답한 이 내 마음 바...
<인문학수프 /싸움의 기술③ > - 코드와 맥락, 혹은 오해와 편견
코드와 맥락, 혹은 오해와 편견
/양선규
평생 국어 선생을 해 오면서 자주 듣던 질문이 있습니다. 주로 입시생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듣던 것입니다. “우리 아이는 영어 수학은 곧잘 하는데 왜 국어는 못할까요?”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런 질문의 말미에는 대개 "생각을 한 번 더 해서(깊이 해서) 오답을 골랐다."라는 자녀들의 전언이 ...
<제민이 국악 다가가기 22> #6. 제1 권. 제 5편 변률(變律)
[율려신서 읽기] #6. 제1 권. 제 5편 변률(變律)
/제민이 가곡전수자
황종으로부터 삼분손익 과정을 거쳐 11율이 생성됩니다. 생성 순서대로 따라가 봅니다. 임종, 태주, 남려, 고선, 응종, 유빈, 대려, 이칙, 협종, 무역, 중려. 마지막은 중려입니다. 드디어 황종으로부터 11율이 다 나와서 12율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제 삼분손익은 완료...
<양왕용의 시읽기 37> 손수여의 민달팽이
민달팽이 /손수여
장마가 그친 상추 심은 텃밭 풀섶엔
꼬물대는 달팽이 하나가
굽은 등엔 남 다 가진 움막집도 한 채 없이
세상의 넓이를 읽는다
그 곧추선 레이더로 묵언 수행중.
(월간 <시> 2020년 9월호)
*손수여(대구,달서구),시인, 문학평론가, 문학박사(국어학 전공) 시집 『설렁콩깍지 끼었어도 좋다』 등 6권, 학술서『국어어휘론연구방...
계절시 /실직
실직 /전진식
삼 개월째 쉬지 않고 달성공원 동물원을 찾는다
짐승들은 눈치도 없고
빈둥거림은 피장파장이다
어쩌면 구경꾼이 된 내가 저들 눈에 비추어진 동종의 몰골이다
할 짓이 없어 야바위꾼의 장기판에 훈수를 두다가
고래등 같은 고함에
슬그머니 등을 돌린다
회전목마를 탄 아이들은
풍선을 들고 뜀박질인데
빈 주머니에는 동전 몇 개가 달랑거린다...
연재소설 /대가야제국의 부활 (23) 제4부 하지왕과 명림원지(4)
제4부 하지왕과 명림원지(4)
김하기
명림원지가 하지왕의 물음에 무겁게 입을 열었다.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룬 분은 중국을 제패한 진황한무도 아니고, 위오촉의 삼국통일을 이룬 사마의도 아니고, 하지왕에게 제왕학을 가르쳐주었고, 일시나마 한반도의 사국통일을 이룬 광개토대왕도 아닙니다. 천하를 통일한 분은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입니다. 나무석가모...
<중국현대시 /조민호> 24. 비내리는 골목
雨巷
戴望舒
撑着油紙傘, 獨自
彷徨在悠長, 悠長
又寂廖的雨巷,
我希望逢着
一個丁香一樣地
結着愁怨的姑娘。
她是有
丁香一樣的顔色,
丁香一樣的芬芳,
丁香一樣的憂愁,
在雨中哀怨
哀怨又彷徨;
她彷徨在這寂廖的雨巷,
撑着油紙傘
像我一樣,
像我一樣地
黙黙彳亍着,
冷漠, 凄淸, 又惆悵。
她靜黙地走近
走近, 又投出
太息一般的眼光,
...
계절시 /묵은지
묵은지
/전 진
밀실에서 나와
봄볕이 있는 촌집에서 만난 사내들
온몸이 절어 있고 세월 냄새가 난다
등진 세상에 삐친 여인네처럼
시큼하게 짠내가 되어
씁쓸한 웃음을 던지고 있다
한 입 ''물컹''
입맛을 다지니 그리운 고향이다
깊은 맛에 보고픔이 있다고
해묵은 기억을 집어 들고
''묵은지''
촌스럽지만 오랜 벗이야
청춘은...
<김종해의 시로 여는 세상> 중력의 법칙
중력의 법칙 /김종해
내일 모래면 일흔
눈가는 송충이가 눌러 붙었네
귀밑엔 하얀 서리가 내리고
이마로 부터 정수리까지
경부고속도로가 개통하였소
뉴톤님이 Fg=G×m1.m2÷r의 자승
'질량이 있는 물체는 다른 물체를 끌어 들이고 그 힘은 그질량에 비례하고 두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레 한다'고 했지요
내가 살아 온 세...
<가요산책 8> 나훈아의 찻집의 고독
나훈아, 찻집의 고독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아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
<인문학 수프 /싸움의 기술② > 은유냐 환유냐?
은유냐 환유냐?
/양선규
‘명사적 삶과 동사적 삶’으로 나누어 삶의 태도와 방식에 대해서 쓴 글(김영민)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논리에 따르면 본질주의적 태도는 명사적 삶을 요구하고 행동주의적 태도는 동사적 삶을 추구하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필자는 동사적 삶을 옹호하고 있었습니다. 동사처럼 다양한 어미변화가 있는 행동주의적 태...
<책상과 밥상 사이.> 30.코로나19와 교육, 발상의 전환
코로나19와 교육, 발상의 전환
/윤일현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격차가 예상 밖으로 심각하고, 중위권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여러 기관에서 나왔다. 대입전형 방법과 수능 체제를 아무리 고쳐도 명문대 진학을 위한 사교육비 지출은 줄지 않고 있다. ‘2020년 초·중·고교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
<양왕용의 시읽기 36> 박상호의 무화과
무화과
/박 상 호
꽃이 피어 열매를 맺지만
피지 않고 열매를 맺는 신비함이여
열매 속에 화사한 꽃을 감추고 있으매
그대는 꽃을 보이는 게
그대의 속살을 보이는 것처럼 부끄러웠나보다
그 옛날 아담과 이브가
부끄러움을 느껴 그 잎으로 치부를 가렸다는
에덴의 전설을 간직한 신묘한 그대여
가슴에 피멍이 들어
응어리진 한과 비애로
밖으로 화사...
서지월의 만주詩行(20) 압록강에 멱을 감다
압록강에 멱을 감다
/서지월
만주땅 환인에서의 저녁 무렵엔
비류수 강가에서 일찍 마중 나온
눈썹달 보며 한 시대의 역사를 맞이했는데
이튿날 말 달리듯 도착한
집안땅에서의 저녁은
도착하자마자 땀이 온몸에 배어
인력거 타고 압록강으로
줄달음쳐 가 멱을 감았네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았지만
압록강에 멱을 감다니!
그러나 내...
마음 읽기 /낙양(洛陽)과 모란
낙양(洛陽)과 모란
/박 홍 배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꽉 짜여진 생활 속에서 벗어나고픈 충동이 아니라도 새로운 세계를 마주한다는 객창감은 사람의 마음을 항상 설레게 한다. 그래서인지 필자도 더러 여행을 다니곤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시간이나 금전적 여유가 조금만 생겨도 외국 여행을 시도해 본다. 특히 몽골은 필자와 여러모로 궁합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