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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왕용의 시읽기 34> 강위석의 안개 속에서
안개 속에서 /강 위 석
오십천五十川 강변에서 만난 안개
길 더듬는 내 눈썹에
이슬 꽃으로 피었다
안개도 풍경인 줄 알았는데
안개는 단단한 고요다
두 손으로 밀쳐도 꿈쩍 않는다
짐작 하나로 수만리
목숨 걸고 닿는 모천母川
부화를 돌보지 못하고 눈을 감은 연어 부부
부활을 꿈꾸는 맨살도 은근히 덮어주는 안개
천년의 침묵이다
말똥구리 보다...
연재소설 /대가야제국의 부활 (21) 제4부 하지왕과 명림원지(2)
대가야제국의 부활(21)
제4부 하지왕과 명림원지(2)
/김하기
하지왕은 배가 고픈 마련으로 해서 수수밥 덩어리를 한입 베어 물었다. 역한 쉰 냄새가 코에서 물씬 풍기고 입에서 수수껍질이 까끌거려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억지로 꿀꺽 삼키고 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
왕의 위엄을 잃지 않고 마음을 다잡으려 해도 저절로 한숨이 포옥 나왔다. ...
마음읽기 /사는게 뭐라고2
사는 게 뭐라고2 /박홍배
‘좋아하는 데 이유 따위 없다. 그저 좋은 것이다. 사노 요코 다운 말이다. 이 책의 해설을 쓴 사카이 준코 (기자 출신의 프리랜서 작가, 『책이 너무 많아』 등의 저서로 다수의 문예상을 받음)씨는 그간 한국 드라마 열풍의 원인을 알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고 확실히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사노 요코가 좋아하는...
<김종해 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조깅
조깅 /김종해
새벽이 열리면 수영강변을 달린다
머리는 곧추 세우고
가슴은 쭉 펴고
시선은 전방 10m 앞을 응시 한체
새봄과 함께 시작한 새벽 달리기
강변옆 길 뚝의 쑥은 벌써 철이지나
화단정비의 낫질에 목이 달아 났고
노란 개나리,순백의 벚꽃은
정열의 여왕 장미에게 계절을 내주고
추억이 된지 오래 된다
찬 기운이 살가에 와 닿던 초봄의...
계절시 /장미와 가시
장미와 가시 /전 진
오만한 여자
도도해
향기가 너무 짙어
묘미 있게
가시를 흔들고 있다
벌은 꽃잎 주변을 맴돌고
봄날은
팔랑 팔랑 나비가 된다
여보세요 장미님
유혹은
이루어짐을 전제로 향기를 날리는 거,
가시는 왜 세우고 있나요?
아무리 좋아도
난
널 안아 줄 수가 없어,
<중국 현대시 /조민호> 20.거문고의 슬픔
琴的哀 /李金發
微雨濺濕簾幕,
正是濺濕我的心。
不相干的風,
踱過窓兒作響,
把我的琴聲,
也震得不成音了!
奏到最高音的時候,
似乎豫示人生的美滿。
露不出日光的天空,
白雲正搖蕩着,
我的期望將太陽般露出來。
我有一切的憂愁,
無端的恐怖,
她們幷不能了解呵。
我若走到原野上時,
琴聲定是中止,或柔弱地繼續着。
......................
<가요산책 4> 조미미의 선생님
조미미, 선생님
/이승주 (시인)
1
1990년 3월, 서른 총각선생님으로 나는 밀양여고에 부임했다. 밀양공고, 밀양고를 거쳐 다시 2005년 밀양여고에 부임하기 전 근무했던 밀양여고 그 5년 동안은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가장 아름답게 보낸 내 인생의 축복이었다. 이제는 많이 그렇지 않지만 그때만 해도 여고에서 총각선생님은 여학생들에게 곧잘...
<인문학 수프 /주역읽기 > 7.품으로 뛰어드는 짐승은
품으로 뛰어드는 짐승은
/양선규
제 직장 정문 앞에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커피집이 있었습니다. 신축 건물의 1층에 있던 가게였습니다. 한두 번 들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느 날 보니 다른 간판으로 바뀌어져 있었습니다. 간판만 바뀐 게 아니라 업종 자체가 바뀐 듯했습니다. 음료만 팔던 찻집에서 경양식도 파는 식당으...
서지월의 만주詩行(19) 압록강의 달
압록강 달
/서지월
삼수갑산 가는 길의 소월의 달이
장백 혜산 마주 보는
압록강에 떠서 비추이네
살아서 서로 만나지 못한 운명
그는 죽어서도 달이 되어
'친구가 찾아왔으니
어찌 반갑지 않으리'
이런 심정으로 먼 곳 찾아온
나를 반겨주는 것 같았네
혼자는 외로워 자신의 모습
압록강물에 비추이며
내게 말을 걸어오네
<시작 노트>ㅡㅡㅡ
...
<양왕용의 시읽기 33> 박준영의 Oh, My 오디
Oh, My 오디 /박 준 영
지문을 터치, “인증, 되었습니다”
디카로 깜빡, 암호가 물들었어
맛있지? 한입에 털어넣던 오들개
“나, 물들었어”
뽕나무엔 오디, 누에, 비단도 열렸었지 입 안이 범벅이 되었어 탐
익은 송이 봉숭아 꽃잎으로 손톱 물들어 주던, 날아가 버렸어 서양
물 먹은 파마머리 누나는...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52> 토끼와 사루비아
토끼와 사루비아
/박명호 소설가
1.
뒷집 철이네는 꽃이 많았다. 텃밭과 마당 여기저기 온갖 가지 꽃들이 가득했다. 심지어 겨울철에도 방안에는 많은 화초들이 있었다. 철이 하면 떠오르는 것은 불노장생의 꽃말을 지닌 사루비아 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어린 나이에 일찍 죽었다. 앓아누운 철이 머리맡에 피어 있던 사루비아를 잊을 수가 없다.
...
영원한 스승 시인 양왕용<2021.5. 김홍희>
시집 /갈라지는 바다, 달빛으로 일어서는 강물 등
자기 역사 쓰기 강좌 안내- 3개월 과정
자기 역사 쓰기 강좌!
기간 / 8.1- 10.31(매화요일 2시-4시, 3개월 과정)
장소 / 문예타임즈(부암로터리 부산은행 연지동지점 3층)
대상 / 선착순 10명
회비 / 20만원
강사 / 문예교육창작연구회(교사교수출신 문인) 소속 작가
접수/ moonyetimes@naver.com /010-9612-3366
기타 / 과정을 완료하면 책 ...
연재소설 /대가야제국의 부활 (20) 제4부 하지왕과 명림원지(1)
대가야제국의 부활(20)
제4부 하지왕과 명림원지(1)
김하기
명림원지가 쥐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천시가 임박했습니다. 머지않아 곪을 대로 곪은 사물국에 종기가 터져 정변이 일어날 것입니다.”
우사가 명림원지의 말에 퉁을 놓았다.
“선생, 당장 생명이 경각에 달려 있는 우리에게 천시를 기다릴 시간이 어디 있소?...
마음읽기 /사는게 뭐라고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사노 요코의 <사는게 뭐라고>, <죽는게 뭐라고>-
/박홍배
사노 요코, 참 멋진 분이다. 요쿄 씨의 책을 읽으면서 그냥 드는 생각, 진짜 멋진 분, 이 말이 우선 떠오른다. 요코는 1938년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석판화를 공부했다. 많은 그림책을...
<제민이 국악다가가기 20> [율려신서 읽기] #4. 제1 권 제 3편 황종이 11률을 낳는다
[율려신서 읽기] #4. 제1 권 제 3편 황종이 11률을 낳는다
율려신서 제 1권 제 3편의 제목은 황종생십일률(黃鐘生十一律)입니다. 제목의 의미는 황종이 11률을 낳는다는 의미입니다. 본문을 읽어봅시다.
子(자)는 一分(일분)이요
一爲九寸(일위구촌)이라.
자(子)는 황종이며, 황종관의 길이는 9촌입니다. “一分(일분)”이란 ...
쪽배 /조성래 시집 출간
조성래 시인이 산지니시인선 『쪽배』를 출간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오랜 시력(詩歷)에 비해 발표한 시집이 적은 편이다. 그만큼 시를 귀하게 여긴다. 초기 작품에서는 폭압적 현실에 대한 젊음의 상처를 알레고리로 드러냈지만, 차츰 시 세계를 확장하면서 도시 문명의 황폐함과 존재의 내면에 깃든 생명성을 형상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
<김종해의 시로 여는 세상> 정년퇴직
정년퇴직 /김종해
당신이 머물렀던
그곳
당신이 좋아서 했던
그 일들
그대를 사랑한다고
했던 그 사람들
지금은
모두 다
없네
아직은
아픈 상처까지는 아니지만
곧 딱지가 되겠지
시간이 세월이 된 후
다시 날 사랑한다 해도
이제는 돌아갈 수 없어
다 내려놓아야 해
<중국현대시 /조민호> 19.봄이 무르 익을 무렵
春爛了時
/徐遲
時街上起伏的爵士音樂
操縱着 螞蟻 螞蟻們
鄕間 我是小野花
時當微笑的
隨便什麽顔色 都適合的
幸福的
你不經意地撤下了餌來
鑽進玩笑的网
從 廣闊的田野
就搬到螞蟻的群中了
把憂鬱溶化在都市中
太多的螞蟻
死了一個 也不足惜吧
這貪心的螞蟻
他還是在希冀妮的剩余的溫情哩
在失却之心情中 冀求着
街上 厚臉的失業者...
<가요산책 > 3.남진의 가슴 아프게
남진, 가슴 아프게
/이승주 (시인)
비 개인 긴 언덕에 풀빛 짙어오는데
남포로 임 보내는 구슬픈 노래.
대동강 물이야 그 언제 마르리오,
해마다 이별 눈물 덧보태는 것을.
―정지상(?~1135), 「송인(送人)」
“남포로 임 보내는 구슬픈 노래.”
노래는 때로 노래가 아니라 울음이다. 시적 화자는 임을 남포로 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