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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수프 /주역읽기 > 6.좌측으로 진을 치니
좌측으로 진을 치니
/양선규
봄비가 내리는 아침입니다. 창문을 활짝 열고 물기 촉촉하게 머금은 대지의 살내음을 맡습니다. 집안에서 키우는 초목들에게도 그렇게 대지의 모성(母性)을 전합니다. 어제는 교정의 목련꽃 그늘을 찾았습니다. 일 년에 한 번 그렇게 목련꽃을 기립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아아 멀리...
<양왕용의 시읽기 32> 신규호의 하늘 찾기
하늘 찾기 /신규호
숲에서 우눈 새의 울음에 몸이 젖는다
가을을 타는 벌레 소리
태고의 늪에서 들려오는 앓는 소리
나무들도 잔가지를 흔들며 한숨짓고
울음 속, 바람 한 줄기 가슴에 스민다
어둠에 뿌리박힌 육신들
어디만큼 하늘 끝이 보일까
험한 산행 길, 보일 듯, 말 듯
안타까움이 물안개처럼 피어 오른다
아직도 삶은 숨이 가쁘고
굴참나무...
<강석하의 짧은 시 > 다시 사랑6 -황혼
다시 사랑 6
. - 황혼
기다려라
일찍 오는 건
대부분 허탕이다
된장도 고추장도
제대로 맛이 들려면
기다려야 하지
뉘엿뉘엿
지는 황혼에
봄꽃처럼 첮아온
당신의
이쁜 손 잡고
밤이 외로운 줄 모르겠네
.............
황혼이 축복의 시간이라고
여러 번 글로 썼지만
정말 그럴 줄은 몰랐다.
당신이 왔네
일찍 여름 ...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51> 안개꽃 당신
안개꽃 당신
/박명호
저승에 간 여인이 어느 날
염라대왕의 부름에 갔다.
-니 남편이 이곳으로 오는 날이니 가서 반기라-
커다란 저승문 입구에는 그날 죽은 많은 남편들이
줄지어 들어오고 있었다.
손에 손에는 꽃이 들려져 있었다.
생전에 바람피운 숫자만큼 꽃송이를 들고 온다고 했다.
혹은 한 송이 혹은 두 송이 혹은 여러 송이
남편들은 제...
계절시 / 어느 오월의 연가
어느 오월의 연가[戀歌]
/전 진
봄날
아내는 꽃이 되었다
꽃 속에 숨어 하늘을 보면
해 질 녘 세느강 즈음해서 안개비가 내리고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가 생각난다
영화로 본
꽃길에는 비둘기가 날고 있다
꽃이 피는 소리에 아내는 눈을 감는다
서둘러 살아온 세상이 서러워
새소리며 나비 소리며
꽃길을 헤매다가 잠이 든다
싱그러운 봄날은 풋...
마음읽기 /늘 불안한 현대인
늘 불안한 현대인
- 알랭 드 보통의 『불안』 -
/박홍배
불안하세요?
이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답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불안의 원인을 잘 모른다. 그렇게 보면 현대인들 대부분은 늘 불안 속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불안은 하루에도 몇 번씩 경험하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매우 밀접한 개념이 되어 있다. 알...
연재소설 /대가야제국의 부활 (19) 제3부 하지왕과 가야제국(7)
대가야제국의 부활(19)
제3부 하지왕과 가야제국(7)
김하기
모추와 우사는 망루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았다.
오라에 묶여온 자는 하지왕이 분명했다.
소아주가 하지왕의 목에 칼을 대고 소리쳤다.
“모추와 우사! 칼과 창을 버리고 항복하라! 당장 항복하지 않으면 너희 주군 하지왕의 목을 베어 돼지우리에 던질 것이다.”
모추는 ...
<가요산책>2.조용필, 킬리만자로의 표범
조용필, 킬리만자로의 표범
/이승주 (시인)
내가 국민학교 때(그때는 초등학교가 아니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들어서자 마침 점심을 잡수시던 엄마가 아버지께서 텔레비전을 사러 가셨다고 하셨다. 그때 나는 그 말씀이 너무 좋아서 내려놓으려던 가방을 휘젓다 가방이 밥상 위에 떨어졌다. 내 어린 생각으로 그 당시 우리 동네에서 텔레비전이 있는 집은 두 집밖에...
<김종해의 시로 여는 세상> 5월의 기도
5월의 기도 /김종해
봄비에 젖은 바지를 바꾸어 입었다
엘리베이트 안에서 눈물을 딲기위해
내 바지 뒷주머니로 손이 간다
손수건이 없다
손수건을 채워 넣지 못하고 외출했다
땀,눈물,콧물이 나오지 않으면
그는 늘 그 곳에 다소곳이 기다리고 있다
땀 구멍 코 구멍
그리고 눈물이 나오는 구멍
세상과 나를 연결해주는 문에서는
자주 눈물이 흐른다
...
<양왕용의 시읽기 31> 册
册
김성춘
책 정리를 했다. 책, 책, 책, 책 속에도 길은 보이지 않았다. 읽지
않은 책이 읽은 책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압도적인 책들에 내 정신
얼마나 압도당했을까 너무 많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먼지 낀 책
갈피에서 엽서 한 장, 툭 떨어진다
사랑하는 아버지께, 방금 니스 해변에서 돌아왔습니다 붉은 달과
아름다운 노을을 보니 불현 듯...
<인문학 수프 /주역읽기 > 5.아침나절 동안 세 번
아침나절 동안 세 번
/양선규
‘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좀 살아 보니 그 뜻을 알겠습니다. 인생의 ‘끝’에 가까워지니 환경과의 일체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끝이 좋다’는 것은 온갖 불화를 극복하고 환경과의 동일성을 끝내 회복했다는 말입니다. 환경으로부터 괴리되...
<중국 현대시 /조민호> 18. 14행집
十四行集 * /馮至
我們準着深深地領受
那些意想不到的奇蹟,
在漫長的歲月里忽然有
彗星的出現, 狂風乍起:
我們的生命在這一瞬間,
倣佛在第一次的傭抱里
過去的悲歡忽然在眼前
凝結成屹然不動的形體
我們贊頌那些小昆蟲,
它們經過了一次交媾
或是扺御了一次危險,
便結束它們美妙的一生。
我們整個的生命在承受
狂風乍起,彗星的出現。
(選自 ...
마음읽기 /선천적인 동성애
선천적인 동성애
/박홍배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과 같은 내용이다. 아들이 어머니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한다. 어머니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아들, 그 옆에 어머니도 원망스런 눈길로 아들을 향해 같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어머니는 “그래, 잘못한 줄 알았으면 앞으로는 바로 살면 되지.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겠...
<책상과 밥상 사이.> 28. 신뢰 사회를 위하여
신뢰 사회를 위하여
/윤일현
입에 담고 싶지 않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불신 사회다. 그 원인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1960년대 이후 정부 주도의 압축 경제 성장 정책은 고도성장과 함께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이 시기에는 과정보다 결과가 중시됐다. 정치권력과 기업은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를 건너뛰고 빨리 가시적 성과를 내는 길을 찾으려고 했다. ...
연재소설 /대가야제국의 부활 (18) 제3부 하지왕과 가야제국(6)
대가야제국의 부활(18)
제3부 하지왕과 가야제국(6)
김하기
석공스님과 하지왕, 우사와 모추는 아자방을 나와 대웅전에 모신 칠불부처에게 참배를 했다. 이들 가야인들은 말하지 않아도 칠불부처가 김수로왕의 일곱왕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바로 가야의 시조 김수로왕과 허왕후와 그 아들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야기즉슨 이렇다. 가야국을 세운 김수로왕은 ...
계절시 / 모란이 피던 날
모란이 피던 날
/전 진
난 네가 필요해''
힘이 쳐진 아내에게
항아리 속
파아란 하늘을 담근다
향기가 없다구?
아니야
향 보다 좋은 게 당신 냄새야
모란이 피던 오월에
모란꽃 옆에서
아내가 웃고 있다
<김종해의 시로 여는 세상> 붉은 장미
붉은 장미 /김종해
새 빨간 선혈들이
가시덤불의 줄기를 타고
울타리위로
기어 오르고 있다
피자국을 흘리면서
오월의 여왕
장미
붉은 꽃잎
붉디 붉은 요염한 입술에
심장이 터져 사망한
사내들의
욕망이 남긴
상처의 그루터기
아파하긴
너무 이쁜 여인의 발가벗은
몸
눈이 하도 부셔
장님이 된 채
살아 가고 싶다
<가요산책 > 1.이미자의 내 삶에 이유 있음은
이미자, 내 삶의 이유 있음은
/이승주 시인
종일 바람이 불어서 이미자의 「내 삶의 이유 있음은」을 들으며 종일 ‘그 사람’을 생각한다.
나 이제 노을 길 밟으며 나 홀로 걷다가 뒤돌아보니
인생길 구비마다 그리움만 고였어라
외롭고 고달픈 인생길이었지만
쓰라린 아픔 속에서도 산새는 울고
추운 겨울 눈밭 속에서도 동백꽃은 피었...
<인문학수프 /주역읽기> 4. 강을 건너면 길하다
강을 건너면 길하다
/양선규
주역 다섯 번째 수괘(需卦)는 ‘수천수(水天需)’입니다. ‘수는 믿음이 있으니, 빛나고 형통하며, 곧고 길하니, 큰 내를 건넘이 이로우니라’(需有孚 光亨貞吉 利涉大川)가 첫 줄에 나오는 괘주(卦注)입니다. 예나제나 단연코 ‘큰 내를 건너면 이롭다’가 여러 사람의...
<양왕용의 시읽기 30> 산 속 종합병원
산 속 종합병원 /김 현 근
남해 편백 숲
의사들은 신문광고 대신 물소리를 풀고
바람개비를 돌리고 나비를 날린다
저수지 물소리를 풀면 귓병환자들이 달려온다
미술관 바람개빌 돌리면 눈병 환자들이 달려온다
생태공원에 나비들을 풀면
호기심병 환자들이 병아리 입을 달고 몰려와 종일 숲이 소란하다
뼈마디가 약하고 근육이 무른 체질병은
등고선 높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