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기사 전체 보기
총 1872건, 76/94 페이지
<인문학 수프 /주역읽기 > 1.암말의 곧음이 이롭다
0.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양선규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코드(code), 오늘의 맥락(context)은 내일이 되면 어느새 오해와 편견을 낳는 흉물(凶物)이 됩니다. 세대 간의 불화, 계층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두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그런 ‘속도감 있게 변화하는 의미작용’에 성심을 다해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도...
<김종해의 시로 여는 세상> 사랑
사랑 /김종해
내가 기쁘기 위해
사랑을 하지는 마세요.
소유하기 위해 사랑하지 마세요.
사랑은 마음입니다.
사랑은 그냥 느낌입니다.
온전한 사랑을 위해
서로 마음 아파하지 맙시다.
사랑을 오래 오래 하세요.
<중국현대시 /조민호> 15 /석양의 노래
夕陽之歌 /胡 風
夕陽快要洛了,
夜霧也快要起了,
兄弟,我們去罷 ,
這是一天中最美的時候 。
遙空里有一朶微醉的雲,
帽子似的,罩着了那座林頂 ,
林那邊無語如鏡的池中,
許在漾着戀夢似的倒影 。
穿過那座憂鬱的林,
走完這條荒萋的路,
兄弟,我們去罷,
這是一天中最美的時候 。
林這邊只有落葉底沙沙,
林那邊夕陽還沒有落下,
夢這邊陰影黑發似他浸延,
林...
<양왕용의 시읽기 28> 한창옥의 수묵화
수묵화
한 창 옥
무심한 듯 롱패딩을 걸치고
깊은 주머니 속의 하얀 수런거림을 듣는다
뜨겁게 커피를 나눠 마시며
지하철 계단을 지나 광장 속으로
희고 검은 펭귄들이 뒤뚱거리며 간다
침묵처럼 내리는 눈발 어쩌면 슬프다
스쳐 지나간 발자국 따라
세상은 흰빛 아니면 검은빛
흑백 장면의 필름이 돌아간다
붉은 부리의 펭귄 한 마리 시절을 가로질러...
<강석하의 짧은 시> 포기
포기
나이가 들면 느려진다
마음의 작동일 경우 더욱 그렇다
더러는 그것을 신중함이라 말하지만
솔직해지자 미련 때문이다
나는 포기가 빨랐다
거부의 낌새가 보이기 전에 몸을 돌렸다
젊었을 때 포기에 걸린 시간은
평균 30분
지금 내가 포기하는 데는
사흘이 걸린다
.............
두 해 전에 이렇게 썼다.
지금은 포기하는 데 걸리...
<제민이의 국악 다가가기 18> [율려신서 읽기] #2. 제1권 제1편. 황종
#2. 율려신서. 제1권 제1편. 황종
<제민이 /가곡전수자>
율려신서 제1권 제 1편의 제목은 황종(黃鐘)입니다. 황종 편의 본문은 딱 한 문장입니다.
“장(長)은 구촌(九寸)이요 공위(空圍)는 구푼(九分)이니 적(積)은 810푼(八百一十分)이라.”
길이는 구촌(九寸)이요, 원 넓이는 9제곱푼이요, 부피는 810 세제곱푼이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49> 심우도
尋牛圖
/박명호
1.
형이 울면서 집에 왔다.
앞산에 소 먹이러 갔던 형이 소를 잃어버리고 울면서 돌아왔다.
그 날 저녁, 동네 사람들은 편을 갈라 소를 찾아 나섰다.
어린 나도 어른들 틈에 끼었다.
캄캄한 밤 산길은 처음이었다.
무서움과 호기심이 반반 섞여 있었다.
좁은 산길 탓으로 사람들은 외줄로 걸었다.
등성이를 돌아설 ...
연재소설 /대가야제국의 부활 (14) 제3부 하지왕과 가야제국(2)
대가야제국의 부활(14)
김하기
제3부 하지왕과 가야제국(2)
하지왕과 우사는 금관가야의 객잔에 숙소를 정하고 금관가야 일대를 돌아다녔다. 둘은 상인으로 변복을 하고 소금과 그릇과 철을 마바리로 싣고 다녔다. 소금은 질 좋은 우시산국 산이고, 그릇은 가야요에서 구운 긴목항아리, 굽다리접시, 찬합, 고배이고, 철은 마구와 관련된 말종방울, 발걸이, 철고...
<책상과 밥상 사이.> 25. 시간관리
시간관리
/윤일현
버스를 기다리거나 물량이 제한된 물건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을 때, 시간은 실제보다 느리게 흐른다고 느낀다. 반면 매우 즐거운 일에 몰입해 있을 때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위키백과에 있는 몇몇 과학자들의 주장을 살펴보자. 뉴턴의 시간은 공간과 더불어 언제 어디서나 변하지 않는 항상 균일하...
계절시/ 틈
틈
전 진(田塵)
틈을 찾아 꽃씨가 날아 왔어요
풀잎 한 포기
바위 모퉁이에 심었는데
기대어 보니
갈라진 틈 속이 참 따스합니다
다듬어 주니
꽃이 피네요
세상은 군데군데 구멍이 있고요
바위라고
모두 냉정한 것이 아니라고
그대 마음에도 틈이 있었습니다
<김종해의 시로 여는 세상> 술친구
술친구 /김종해
친구야
우리 나이 예순지난지도
여러해지
나 오늘도 한잔했어
글피에는
취원이 보고싶다고 해서
어제는
항준이가 형님 쪼매만 합시다 해서
오늘은
동갑네기 친구가
마 ,
산다는 건 비우는 일이다 해서
나 건강하게 잘살고 가는 날
내 친구는
그 분 뿐
<중국현대시 /조민호> 14 /머리카락
髮 /路易士
秋来了
從我底樹頂上
落下一根根長長的絲狀的葉
黑色的,無光擇的,柔而細的葉
它們無風而自落了
落在多垢的枕上
棕金色的古舊的棉抱上
翻開的書頁上
涂满了果酱的热烘烘的面包上
秋来了
梧桐樹撒下她底絳色的小小的舟
而我底樹頂上
落下一根根長長的絲狀的葉
黑色的,無光澤的,柔而細的葉
這些落葉啊
從我底樹頂上落下来的
使我深深地留戀而悲哀
(...
<양왕용의 시읽기 27> 김검수의 슬픈 모터 2
슬픈 모터 · 2
/김 검 수
네 주변이 마음 아파
단 한 번 눈물을 흘렸다
불연속선의 교차지점에서
사나흘 동안 폭발점을 불 지펴
무한궤도에 진입한 코일에 충격된 채
가슴이 뛰었다
환희의 눈물은 마르지 않고
심장박동 소리를 경청한 눈빛은
원망마저 상실한
끝없는 공간을 이탈하고 있었다
뜨거운 가슴으로
다 말할 수 없는 속살...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48> 우리들의 일그러진 풍경
우리들의 일그러진 풍경
1.
중앙 도서관에서 대운동장으로 이어지는 비탈길을 따라 늘어선 벚나무에서는 막 꽃들이 피기 시작했다. 벚나무에 둘러싸인 테니스장에서는 노란 공이 쉴 사이 없이 퉁겨지고 있었다. 그 테니스장을 빤히 내려다보는 벤치에는 두 여자가 떨어져 앉은 채 각기 튀는 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단발머리에 연두색 원피스 차림의 여자는 화사...
연재소설 /대가야제국의 부활 (13) 제3부 하지왕과 가야제국(1)
제3부 하지왕과 가야제국(1)
김하기
수경은 박지를 만나고 난 후 하지왕을 찾아 박지야말로 가야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며 궁중에서 내쳐야 할 자임을 눈에 불을 켜고 말했다.
하지왕이 수경에게 말했다.
“어마마마, 그래도 박지 집사는 협상으로 나라를 되찾은 일등공신이 아니오? 그를 내치면 백성들이 뭐라 하겠소? 박지 집사는 광개토왕이 포로...
<인문학수프24> 커다란 에로스
24.커다란 에로스
삶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으면 반드시 삶이 있다. ‘된다’가 있으면 ‘안 된다’가 있고, ‘안 된다’가 있으면 ‘된다’가 있다. ‘옳다’에 의거하면 ‘옳지 않다’에 기대는 셈이 되고, &ls...
<김종해의 시로 여는 세상> 4월이 오면
4월이 오면 /김종해
4월이 오면 기대할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사람 사는 곳곳에는 꽃이 피고
겨우네 얼었던 앙상한 나무가지 마다
연노란 움이 터고
사람들은
겨우네 입었던 내복이 거추장스러워 지고
가벼운 옷 차림으로 산과 들로 나들이
하고 싶지요
마음만이 앞서 간 4월이더군요
아직은 나무들이
여린 4월의 햇살 조차 가릴
엄두도 못내는...
<중국현대시 /조민호> 13 /단풍
紅葉 /高長紅
山路上一片紅葉
呑着聲儿伏在這里哭泣.
她本是她母親的愛子,
怎當那一陣無情的風儿
吹在這天涯海國.
吹得下來,
吹不上去
她只得伏在那里任人踐蹋:
狗過來舔一嘴;
驢過來尿一潑;
人過來踩一脚.
遙想她的小兄弟們
圍着她母親的脖儿還正在笑樂......
她不由得呑着聲儿哭泣.
血淚儿流遍了全身,
越添了十分的醉紅的顔色. ...
<양왕용의 시읽기 26> 탁영완의 귀가.철야당번
귀가. 철야당번 /탁 영 완
하나 아들 빼고 딸이 다섯이라 그래도 다행
미국서 온 막내딸 예순, 그래도 젤 젊어 나흘은 밤낮으로 간병하고
칠십 넷, 남해 사는 큰 언니는 매주 닷새 집 떠나 보조 간병하고
둘째 셋째 넷째 딸, 나머지 하루하루 철야당번 하기로
답사한 요양병원 돌아 나오며 그래야 자식노릇 하는 거지
척추 다쳐 중한자실서 한 달을 통증...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47> 우울한 우화2 /비단개구리
우울한 우화 2 /비단 개구리
<박명호>
아주 흉하게 생긴 개구리가 있었다.
울퉁불퉁한 얼굴에
몸통은 붉은빛이요 악취가 심해
모든 개구리들은 가까이 하기 싫어했다.
그래서 연못 구석진 곳에서 살았다.
어쩌다가 연못 가운데를 갈려고 하면
다른 개구리로부터 욕을 먹고 쫓겨났다.
연못은 참개구리들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런데 참개구리끼리 싸움이...